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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호산구 수치 증가증, 건강 검진 이후 1년 동안 진료 후기... 원인 발견?

by **tt**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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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건강 검진 후에 결과표를 보면 호산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 기록되면서 '진료 요망'이라고 표시된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그랬고요. 한 번은 그냥 넘겼으나 두 번째는 신경이 쓰여서 아주대 병원을 시작으로 진료를 시작합니다. 

 

진료를 시작하다.

회사에서 1년마다 하는 건강 검진에서 호산구 수치 증가로 검진 센터에서 병원 진료를 권했습니다. 한 몇년 건강검진을 하지 않다가 최근에 회사를 옮기면서 오랜만에 하게 되었는데요. 기억 속에는 한 10년 전쯤 했던 건강검진이 있는데 그때 결과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습니다. 

 

혈액 속에 백혈구 등
호산구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재작년에 처음 검사하면서 알게 되었고 지난해 검사에서도 다시 정상범위를 넘어 잠시 검색을 해 보았지만 인터넷의 내용들이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아 그냥 살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결국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그리고 큰 병원인 아주대 병원으로 진료를 하러 갑니다. 

 

3차 의료기관에는 진료의뢰서 같은 서류가 필요하지만 건강 검진에 따른 결과가 있으면 별도의 진료의뢰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약 상담을 거쳐 알레르기내과로 추천받고 첫 예약을 합니다.

 

호산구란?

우리 몸에는 백혈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백혈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의 어떤 위험물질에 대해 면역기능을 합니다. 백혈구는 과립백혈구와 무과립 백혈구로 나뉘는데 이 중 과립 백혈구는 호산성 백혈구, 호중성 백혈구, 호염기성 백혈구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각각을 줄여서 호산구, 호중구, 호염기구라고 부르게 됩니다. 

 

호산구(Eosiniphil)도 면역기능을 수행하는 백혈구 중 하나입니다. 세균 등이 몸에 들어왔을 때 호산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해치우게 되죠. 물론 호중구나 호염기구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호산구는 큰 놈들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기생충에 감염되었을 때 호산구 증가가 많이 나타나고 알러지 반응에서도 나타납니다. 병원에 알레르기 내과로 배정받은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호산구 증가증은?

호산구가 이상 범위로 증가하면 호산구 증가증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 피 속에 총 백혈구 중에서 6%미만을 차지하고 있고 숫자로는 마이크로리터당 500 미만을 보입니다. 이때 500을 넘어가면 호산구 증가증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숫자가 1500 미만까지는 경증, 1500을 넘어가면 중증으로 보며, 5000을 넘어가면 심각 단계로 판단합니다. 

 

호산구 증가의 원인

알러지성 증상

비염이나 약물, 아토피 등의 알러지가 원인으로 호산구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알레르기의 원인이 많은 만큼 알레르기로 인한 호산구 증가의 원인도 많아집니다. 따라서 알레르기가 원인일 경우 호산구 증가를 유발하는 것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기생충

일반적으로는 호산구 증가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기생충이라고 합니다. 이 기생충을 공격해야 하니 호산구의 수치를 급격히 늘리게 되는데 이 때 호산구 증가증이 되는 것이죠. 인체는 참 신비롭습니다. 

 

백혈병 등

확률적으로는 가능성이 낮지만 종양이나 백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호산구가 증가하면 어떻게 되나?

별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그건 경증일 때의 얘기고 중증으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있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담당 교수님한테 얻어 들은 지식으로 말씀 드리면, 1500을 기준으로 초과하면서부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호산구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하는 좋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이상적으로 과다하게 증가하게 되면 내 호산구가 내 신체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질환을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과하게 만들어낸 호산구는 처음에는 아무 일 없는 듯 몸 세포 어딘가에 그냥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다고 합니다. 물론 수명이 있지만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호산구 증가증이니까 수명이 별 의미를 갖지는 않습니다. 

 

 

조용히 있던 이 호산구 아이들이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화가 날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내 장기 세포 어딘가에 있다가 주변 세포들을 침입자라고 생각하고 공격하는 것이죠. 세포가 공격을 당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덩달아 염증수치도 올라가죠. 심하면 폐렴이나 각종 장기에 염증이 발생합니다. 

 

매우 높은 수치의 호산구 증가증은 피를 토하거나 갑자기 쓰러지기도 해서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치료 방법

호산구 증가증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따라서 별도의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죠. 결국 호산구를 증가시키는 원인을 찾아내 제거해야 합니다. 그게 유일한 치료방법이 되죠.

 

진료를 받다

1. 시작

사실 최근 2-3년전부터 입병이 자주 나곤 했습니다. 그리고 샤워할 때 보면 피부 여기저기에 빨갛게 염증이 있기도 했죠.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줄곧 무시하며 지내오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상처가 빨리 아물지 않고 염증이 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런 증상도 호산구와 관련이 있다네요. 여하튼, 아주대 병원 알레르기내과에서 첫 예약후 진료를 받습니다. 일단 처음은 상담. 그리고 검사 후 집에 옵니다. 아 기생충 약을 일주일 동안 먹었습니다. 검사는 건강 검진에서 했던 피검사입니다. 호산구 수치와 염증 수치를 본답니다. 

 

2. 두번째 진료

 

한 달 뒤 두 번째 진료를 받습니다. 이때는 지난번 피검사 외에 알레르기 검사를 먼저 받고 진료를 봅니다. 알레르기 검사는 등에 50여 가지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주사하고 반응을 보게 됩니다. 따끔따끔 이 50번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후 진료. 1500 기준인데 1600 정도의 호산구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호산구 수치도 수치지만 염증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거의 10배가 높습니다. 알레르기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됩니다. 어쨋든 호산구 증가가 유발되는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일단 알레르기와 기생충은 아니니 가장 많다는 원인이 제외되어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종양이나 백혈병도 당연히 아니었고요.

 

3. 진료의 방향

원인을 찾기 위해 현재 먹고 있는 것들, 하고 있는 것들, 주변 환경 등을 하나씩 변화시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4주 하고 피검사받고 2주 뒤 진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총 6주의 기간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죠. 이때부터 4주 피검사 2주 진료가 계속됩니다. 처음은 모든 약물을 다 끊어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먹고 있던 모든 약(사실 약 먹는 건 없었는데...) 비타민까지 끊습니다. 

 

4. 6주의 반복

그리고 6주 검사 결과는 오히려 증가입니다. 따라서 먹던 영양제나 약물은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환경을 변화시켜 봅니다. 자는 방과 자던 이부자리를 모두 바꿔봅니다. 그리고 6주, 수치가 더 증가했습니다. 그러면 현재 환경도 아닌 걸로 판단하고 다른 걸 찾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하여 진료를 보고 있었습니다. 

 

5. 입원 권유

반복 진료를 하고 있던 중 여름 즈음에 회사에 일들이 많이 생겨 한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 와중에 또 검사와 진료, 그런데 수치가 2000을 넘어갑니다. 염증 수치는 30배를 넘나들고요. 의사 선생님이 입원을 권유합니다. 다른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있어 일단 입원해서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자고 합니다. 아마도 스테로이드제로 호산구와 염증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당시 회사 일 때문에 입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6주만 더 보자고 했습니다. 그래도 안 떨어지면 그때 입원하겠다고 말이죠. 일단 그렇게 하기로 하고 나왔습니다. 

 

6. 금연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흡연을 위해 흡연장에 나와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도 원인일 수 있겠다" 그래서 그날로 담배를 안 피워봅니다. 그렇게 6주 후 진료를 봅니다. 그런데 호산구 수치가 1000 가까이로 내려왔습니다. 염증 수치는 거의 정상 수준까지 내려와 있고요. 의사 선생님이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원인 일 수 있다고 합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군인 중에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온 호산구 관련 환자가 담배가 원인으로 추정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담배를 군대 있을 때부터 했는데 약 20년 가까이 문제없다가 지금에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이상하기는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호르몬이 변화돼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로서 입원 문제는 다시 취소되었습니다. 6주 후로 다시 예약을 하고 집으로 오면서 생각을 하다 보니 약 3년 전쯤부터 아이코스나 글로 같은 전자담배로 바꾼 게 기억이 납니다. 공교롭게도 대충 시기가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운 이후로 염증이 늘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향후 계획

이후 진료에서도 1000 이하를 유지합니다. 염증 수치도 그렇고요. 일단 다른 원인을 지속해서 찾는 것은 너무 소모적일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얘기하고요. 어느 정도 수치라면 관찰하면서 지내보는 게 나을 것 같다네요. 그래서 6주 진료를 6개월로 바꿉니다. 다만, 이상을 느끼거나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내원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혹시 호산구 증가증으로 고민을 하신다면 제 경험상 우선 기생충과 알레르기를 의심해 보고 , 혹시 흡연을 하는 분들은 이 부분도 의심을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호산구 증가증이 처음에는 증상이 없지만 지속되면 어느 날 심각해질 수도 있으니 진료는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런데 사실 증상이 없더라도 정상이 아닌 건 맞으니 진료는 필수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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